중소벤처기업부가 2020년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4조5900억원 규모로 운용한다.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기술·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장기 융자하는 사업이다. 성장 단계별로 창업기 2조5500억원, 본격적인 성장기 1조7300억원, 재도전 기업과 긴급 유동성 자금 등 3100억원으로 구분해 운영된다. 4조5900억원은 2019년 당초 예산인 3조6700억원에 비해 9200억원 늘어난 수치다.

2020년 정책자금은 `미래 신산업 선제적 투자` `연결과 협력을 통한 금융 포용성 강화` `혁신금융과 공정성 제고`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대한민국` `벤처 4개 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마중물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미래 신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이뤄진다.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 차를 아우르는 3대 신산업과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유망 기업으로 추천된 기업에는 자금 상환 계획에 대한 적정성을 검토한 뒤 하이패스 심사 방식으로 3000억원을 신속 지원한다. 또 기술력과 성장성을 가진 유망 신산업 분야 중소벤처기업 100개를 공모 방식으로 발굴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창업기와 성장기 연계자금을 신설해 6000억원을 투입하고, 스마트공장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로 5000억원을 마련했다. 창업 후 어려움을 겪는 기간인 데스밸리(3~7년) 극복과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업력 3∼10년인 중소기업 중 혁신성장 분야와 다음 단계 도약(Scale-Up)이 필요한 기업을 위한 자금을 신설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혁신성장 분야 창업 성공률 제고를 위한 미래기술육성자금(3000억원), 기술·경영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대해 스케일업을 촉진하기 위한 고성장촉진자금(3000억원)을 비롯해 스마트공장 3만개 구축 사업에 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기업 간 협력사업 추진 시 정책자금 이용 편리성을 제고하고, 민간 은행과 연계 지원을 추진하는 등 기업의 선택 범위를 확대해 다양한 정책자금 활용 기회를 넓히기로 했다. 금융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먼저 확산되고 있는 상생형 일자리 사업, 규제자유특구 참여 기업, 협동조합 등 기업 간 공동 사업에 활용하는 지역 협력형 자금을 1000억원 규모로 확대 개편한다.

또 정책금융 외연을 넓히기 위해 민간 은행과 연계해 민간 자금 매칭형 `정책+민간 협업대출`을 올해 1000억원 규모로 신설하고,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을 시중은행과 시범 운영한다. 이를 통해 기업 필요 자금 중 일부(40%)를 민간이 대여하고, 절약되는 정책자금 재원을 다른 중소기업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추가로 금융 접근성이 낮은 사회적 경제 기업의 자금애로 해소를 위해 올해보다 20% 확대된 600억원을 편성하고,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 전문 경력자(40대) 기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자금(500억원)도 신설한다.

중기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혁신 금융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정책자금 신청 기업에 충분한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 기업에는 절차를 간소화하며, 중복 지원을 방지해 수혜 기회를 대폭 넓힌다. 먼저 자금 상담 여력을 대폭 확대하고 비대면 지원제를 도입한다.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통해 자금 지원 상담을 원하는 기업은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또 상담을 원하는 모든 기업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수도권 등 기업 밀집 지역에 `상담기동반`을 운영하고, 1대1 상담 외에 그룹별 상담(집합설명+개별상담)도 진행한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상담을 조기 시작해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8만여 건을 상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2019년 4만5000건). 또 자금 이용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자금 이용 우수기업 중 직전 대출 당시보다 경영 성과(재무·고용)가 향상된 기업을 대상으로 비대면 대출을 추진한다. 1억원 이하 소액 운전자금에 대해 현장 실사 없이 비대면 서류 심사를 통해 자금 지원이 가능해짐에 따라 중소기업 자금 활용 편의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창구도 일원화된다. 자금 수요자가 자금 이용 목적에 맞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정책금융기관 누리집(홈페이지)으로 연결되는 포털인 `중소벤처24`를 마련하고, 고객정보 분석시스템에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한 AI 상담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구축해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중복 지원 쏠림 방지와 보조금 부정 사용 업체 융자 제한 등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성장 단계별로 자금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되 이용 횟수를 전체 자금을 통합해 5년간 3회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기술 개발 지원 사업 등 정부 보조금 부정 사용 업체는 정책자금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2020년 정책자금은 혁신성장을 위해 선별된 기업에 집중 투입되고, 기업이 편리하게 자금을 이용하면서 자금 이용 기회가 확대됨으로써 지원받은 유망 강소기업의 성장은 물론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녹록지 않은 외부 여건은 물론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기술과 시장 환경에서도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은 우리 경제의 희망"이라며 "이들 혁신기업의 성장을 통한 스마트 대한민국, 벤처 4대 강국 실현이 가능하도록 마중물인 정책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20년 정책자금은 각 중소벤처기업 사업장 소재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32개 지역본부에서 집행한다. 중소벤처기업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을 한 후 원하는 상담 일시에 직접 사업장 소재지 관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방문해 상담 등 융자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특별취재팀 = 이덕주 기자(팀장) / 신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 최희석 기자 / 박의명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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